제주 여행의 백미 성산 일출봉과 섭지코지
모구리 야영장의 가치를 한층 높여주는 것은 인근에 자리한 성산 일출봉이다. 자동차로 달려 불과 10~15분이면 닿는 성산 일출봉은 제주도의 대표 오름 가운데 하나이다.
높이 182m로 제주도 동쪽에 돌출한 성산반도의 끝머리인 이곳에서의 일출은 아름답기로 유명하여 ‘일출봉’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3면이 깎아지른 듯한 해식애를 이루며, 분화구 위는 99개의 바위 봉우리가 빙 둘러 서 있고, 그 모습이 거대한 성과 같다 하여 마을 이름이 성산이 되었다. 2.64㎢의 넓은 분화구 안에는 풀밭이 펼쳐져 커다란 원형 경기장을 방불케 한다. 이 풀밭은 예로부터 성산리 주민들의 연료 및 초가지붕을 이는 띠를 얻어가는 장소 및 말이나 소를 방목하는 용도로 활용되었기 때문에 나무는 거의 없고 억새·띠 등의 식물군락을 이루고 있다.
본래는 육지와 떨어진 섬이었으나 너비 500m 정도의 사주가 1.5km에 걸쳐 발달하여 일출봉과 제주도를 이어 놓았다. 일출봉을 향해 가는 해안도로의 경치가 빼어난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매표소에서 전망대까지는 걸어서 25분 걸리며,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해돋이 광경은 예로부터 영주(瀛州)10경의 하나로 꼽혀왔다.
성산 일출봉에서 내려와 해안도로를 따라 남쪽으로 7km 떨어진 곳에 성산의 또 다른 명소 섭지코지가 자리 잡고 있다. 바다를 향해 툭 튀어나온 좁은 곶이라는 의미의 제주 사투리인 섭지코지는 해안 절경이 빼어나 드라마와 영화의 단골 촬영지로 인기를 높이고 있다.
영화 ‘단적비연수’, ‘이재수의 난’이 촬영되었고, 2003년에는 SBS-TV의 ‘올인’의 배경지로 활용되었다. 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지난 2005년 드라마를 테마로 한 ‘올인 하우스’를 오픈했고, 이후 하루 평균 6000여 명의 관람객이 찾고 있다. 지상 1층, 지하 2층 규모의 성당 모형 건물과 러브하우스, 야외공원 등으로 꾸며진 이곳은 드라마 속 장면만큼이나 로맨틱하다. 단순히 관람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예식을 치를 수 있는 결혼식장이나 경력 10년 베테랑 딜러가 기다리는 카지노도 체험할 수 있다.
이밖에 왜적이 침입하면 봉화를 피워 마을의 위급함을 알렸다는 봉수대와 작고 하얀 등대도 섭지코지의 빼 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아이들을 위한 야영장 주변 놀거리
■ 카트 클럽
작고 구조가 간단한 미니 경주차로 레저 및 레이싱 입문용으로 제작된 소형의 드라이빙 도구로 사용되는 카트를 체험할 수 있는 장소가 제주도에 많다. 아이들이 탑승하는 경우 처음부터 끝까지 교관이 뒷자리에 동승하므로 안전사고를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15~20분 정도 진행하며 총 연장 길이는 2.5~3.5km. 어린이용은 30~40km까지 속도가 나오지만 체감속도는 그 보다 엄청나다. 속도감과 함께 온몸에 전해지는 진동은 아이들에게 큰 즐거움을 선사한다. 야영장에서 8km 가량 떨어진 곳에 있는 동부카트클럽()을 이용할 수 있으며 비용은 2만5000원, 현금은 2만 원이다.
문의 064-787-5220
■ 미니미니랜드
97번 도로에서 1112번 도로를 갈아타고 서쪽으로 5분 정도가면 산굼부리를 지나 미니미니랜드를 만난다.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북·남미대륙까지 세계 6대주 50여 국가에 산재해 있는 세계의 유명 건축물 116점을 1만6000여 평의 부지에 배치해 놓았다. 각 대륙별로 구역을 나누었고, 공룡이 지배하는 쥐라기 공원이나 동화 속 세상을 옮겨 놓은 환상의 나라가 있다. 같은 컨셉으로는 소인국테마파크가 있다.
문의 1588-7721 www.miniminiland.co.kr
백록담 등정 코스 2선
백록담에 오르지 않고
어찌 한라산을 말하리오!
현재 백록담을 오를 수 있는 코스는 성판악 기점과 관음사 기점 두 곳 뿐이다. 성판악은 경사가 완만하고 험하지 않아 가족 단위 등산객에게 적당하고, 계곡을 따라 올라야 하는 관음사는 힘들고 길도 험하지만 빼어난 경치를 자랑한다.
해발 1950m의 남한 최고봉이라는 지정학적 의미, 정상에 만들어진 화산호수 백록담, 화산 작용이 만들어낸 다양한 지형과 제주도에서만 볼 수 있는 특이한 식생 등 살면서 꼭 한번 한라산에 올라보아야 할 이유는 손으로 꼽아도 모자랄 정도다.
현재 한라산 내에서 지정 등산로는 4군데 정도. 지정된 등산로 외의 길로 등반을 하면 처벌을 받는 것은 물론 하루에도 12번 날씨가 바뀐다는 예측 불가능한 한라산의 날씨 속에서 조난을 당하기 십상이다. 그러므로 지정된 등산로만 이용해야 함은 물론 관리사무소의 입산 통제에도 철저하게 따라야 한다.
성판악, 관음사, 영실, 어리목 코스 중에서 백록담에 오를 수 있는 성판악 기점 코스와 관음사 기점 코스를 소개한다.
1. 성판악~진달래밭 대피소~백록담 코스(9.6㎞ 4시간 코스)
등반 길이가 긴 것에 비해 길은 평탄한 편이어서 누구나 쉽게 백록담에 접근할 수 있는 코스로 특히 가족단위 등산객들이 많이 찾는다. 산행 기점은 제주시와 서귀포시 구간을 잇는 5.16도로상에서 가장 높은 해발고도 750m의 성판악 휴게소다.
산행을 시작해 2시간 정도면 한라산의 맑은 약수를 맛볼 수 있는 사라악약수에 도착한다. 여기서 기가 막힌 물맛을 보며 숨을 고르고, 다시 1시간정도 오르면 비로소 지루한 숲속 등산로는 끝이 나고 시야가 훤히 트이는 진달래밭 대피소에 도착할 수 있다. 진달래밭 대피소에서 정상까지는 2.3㎞의 완만한 등산로인데 낮 12시 이후에는 등산로를 통제하기 때문에 그 이전에 대피소를 통과하고 적어도 2시에는 백록담에서 하산을 시작해야 한다.
대피소에서 백록담에 오르는 길은 제주도 동쪽이 훤히 조망되는데 특히 수많은 오름들이 실루엣으로 펼쳐져 산행객의 탄성을 자아내고 정상에 올라 감상하는 백록담의 경치로 화룡점정을 찍게 된다. 하지만 대부분 짙은 안개가 끼어있기 때문에 큰 기대는 안 하는 것이 좋다. 계절에 따라 입산통제시간이 있어서 통제시각 전에 매표소에 도착해야 산행을 시작할 수 있다. 동절기(11, 12, 1, 2월)에는 오전 9시, 춘추절기(3, 4, 9, 10월)에는 오전 9시30분, 춘하절기(5, 6, 7, 8월)에는 오전 10시까지다. 자세한 사항은 성판악매표소(064-725-9950~1)로 문의하면 된다.
2. 관음사 야영장~용진각 대피소~백록담 코스(8.7㎞ 5시간 코스)
관음사 기점 코스는 관음사 야영장에서 1박을 한 후 산을 오를 수 있는 코스로, 산세와 기울기가 험하지만 경치가 빼어나고 산행도 훨씬 재미있다. 화산폭발로 생긴 화구벽의 기괴하고 웅장한 모습이 한눈에 들어오고 ‘살아 백 년 죽어 백 년 산다’는 구상나무 고사목과 고채목도 인상적이다. 또한 1년 내내 물이 마르지 않는 용진각 샘이 있어서 식수 걱정도 덜하다.
등산로는 탐라계곡을 따라 이어진다. 소나무와 조릿대가 무성한 계곡을 두 시간 반 정도 따라가다 보면 골짜기가 동, 서로 나뉘는 계곡을 건너는데 여기서 개미목 능선이 시작된다. 능선을 따라 개미목 정상에 오르면 서서히 한라산 최고봉인 북악 외벽이 모습이 드러내기 시작한다. 이곳은 오른편으로는 장구목 능선과 삼각봉, 반대편으로는 왕관릉 등 한라산에서도 손꼽히는 경치들을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이 능선을 따라 내리막길이 걸으면 용진각에 이른다. 용진각은 삼각봉과 왕관릉 사이의 움푹 패인 골짜기로 특히 겨울철 온 산이 하얀 눈을 뒤집어쓰고 있을 때는 순백의 아름다움 그 자체다. 용진각에서 정상까지는 약 한 시간 반 코스로 기울기가 상당히 가파르므로 호흡조절을 하며 무리하지 않게 천천히 걸어야 한다. 용진각에서 점심이나 간식으로 체력을 보충하고 오르는 것이 안전하다. 자세한 사항은 관음사지구안내소(064-756-9950~1)로 문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