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있는 해변들이 이어진 안면도, 황도
마검포 아래로는 태안반도의 결정판이며, 관광지로의 인기가 태안반도에 뒤지지 않는 안면도가 자리잡고 있다. 2002년 국제꽃박람회를 열면서 환골탈태, 펜션과 유흥업소가 가득한 난개발로 환경오염, 모래유실 등의 문제를 낳고 있지만, 고운 세모래 백사장을 품고 해안도로를 따라 넝쿨열매처럼 달려 있는 11개 해수욕장과 소나무숲 자연휴양림, 오밀조밀 딸린 섬의 청정수역을 물들이는 낙조 등은 변함없이 ‘내사랑 안면도’의 사랑스러움을 잃지 않고 있다.
연육교를 건너 첫 번째 만나는 백사장항은 매년 10월에 대하축제가 열리는 전국 최대의 대하 산지. 축제기간 동안 백사장항은 격렬비열도와 외안도에서 돌아와 수협 위판장에 대하를 부리는 뱃사람들의 발길로 분주하고, 대형 천막 아래서는 다양한 대하 요리가 맛의 향연을 벌인다. 날것으로 까서 먹으면 달콤하고, 구워 먹으면 고소한 대하는 자연산 1kg 5만원, 양식은 3만 원 정도에 팔린다.
7km의 드넓은 해변을 자동차로 달려볼 수 있는 삼봉해수욕장에는 소나무가 어우러진 바위가 셋 있어 ‘삼봉’으로 불린다. 이 바위는 북쪽에서 바라보면 ‘4봉’이고 남쪽에서 추켜보면 ‘3봉’으로 보이는데, 이름 없는 1봉은 눈물이 아지랑이 되어 아침저녁으로 안개가 자욱하다고 한다. 방포해수욕장으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세계적인 희귀수인 모감주나무 군락이 있다. 젓개라는 작은 포구에서 자라는 모감주나무는 불교와 관련이 깊은 나무로 염주의 재료로 쓰인다.
안면도 발전 및 변화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꽃지는 구례포와 더불어 ‘서해 최고의 낙조’로 꼽히는 지역이다. 길이 3.2km의 백사장 너머로 외파수도와 내파수도, 외도, 치도 등의 섬들이 해무 속으로 사라졌다 나타나기를 반복하고, 썰물 때면 백사장이 되는 해변에는 섬들을 지휘하듯 우뚝 선 할미·할아비바위가 있는데, 이 바위 뒤로 떨어지는 겨울 해가 압권이다. 곳곳으로 길을 닦아 산책과 조깅을 즐기기에 좋고, 꽃박람회장에는 각종 체육시설을 갖춘 해안공원이 들어서 있다.
꽃지 맞은편에는 안면송으로 유명한 자연휴양림이 있다. 곧고 길게 뻗은 수령 80∼100년 된 안면송은 현재 안면도에서 17만 그루가 자라고 있다. 울창한 소나무 숲에서의 삼림욕은 칙칙한 겨울 분위기로 가라앉은 기분을 전환하는 데 그만이다. 안면도의 끝, 영목항은 바다낚시를 떠나는 배들의 정박지로 꾼들에게 친근한 곳이다.
또 하나의 안면도 명소는 황도다. 1982년 황도교가 놓이면서 안면읍과 이어진 황도는 천수만에 떠 있는 안면도 속의 ‘개펄섬’으로 질 좋은 바지락과 굴, 꼬막, 키조개 등이 지천으로 널려 있다. 껍데기가 단단하고 살이 찰진 황도 바지락은 전국에서도 최고로 쳐준다. 황도는 천수만에서 가장 예쁜 ‘서해 일출’을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황도 일출은 장엄한 동해 일출과 달리 예쁘고 정겹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