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의 트래킹 코스, 불영사계곡
금강소나무를 키운 대광천 물길은 명승 제6호인 불영계곡의 빼어난 풍광을 빚었다. 기암괴석 사이를 흐르는 물줄기는 맑고 깨끗하며, 벼랑에 뿌리박고 자라는 금강소나무는 한 폭의 동양화처럼 아름답다. 울진으로 들어오는 유일한 국도로 알려진 36번 도로를 타고 지나다가 가끔 보이는 빼어난 불영계곡의 경치는 그야말로 맛보기에 불과. 다리품을 팔면서 물길을 따라 계곡 깊숙이 들어가면 바위로 형성된 불영계곡의 비경을 발견할 수 있다.
특히 경치가 탁월한 곳은 울진군 근남면 대흥리의 36번 국도변 불영사계곡 휴게소부터 서면 하원리의 불영사까지의 코스다. 트래킹을 하려면 이 코스를 선택하자. 굽이굽이 협곡과 사방으로 금강소나무 숲이 펼쳐진 비경을 통해 불영계곡의 명성을 확인할 수 있다.
신라의 고찰인 불영사는 호수에 비친 바위가 부처님의 형상을 닮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주차장인 일주문에서 대웅전 앞마당까지의 약 500m 길이 운치 있다. 특히 불영교를 건너면 나타나는 굴참나무와 소나무로 가득한 숲 터널은 불영사 앞마당 바로 앞까지 이어진다. 이 숲길에는 금강소나무 군락이 도로변에 바로 붙어 자라 붉은 줄기와 뒤틀림 없이 하늘로 곧게 뻗은 금강소나무만의 매력을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다.
┃일출 명소 후포항과 울진의 비경들┃
울진군 서면에서 시작된 불영계곡의 맑은 물은 근남면에서 왕피천과 만나 동해로 흘러든다. 이 왕피천과 동해의 만경창파를 한 눈에 굽어볼 수 있는 망양정은 관동팔경의 하나로 손꼽히는 곳이다. 이곳에서 내려다보는 경치가 관동팔경 중 제일이라 하여 숙종이 ‘관동제일루’라는 친필의 편액을 내리기도 했다.
7번 국도에서 빠져나와 망양정 부근 민박집과 식당이 밀집한 해안도로를 타고 덕신교차로 쪽으로 달리면 촛대바위가 나타난다. 바위 끝에서 자라고 있는 소나무를 받치고 있는 촛대바위는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와 어울려 단조로운 해안도로의 풍경을 멋지게 장식해준다.
망양정 아래 포구에는 1985년에 개설한 망양해수욕장이 있고 인근에 천연기념물 제155호인 천연동굴 성류굴이 있다. 입구부터 몸을 잔뜩 웅크리고 들어가야 5개의 못과 12개의 광장으로 형성된 신비로운 석회암 동굴의 내부를 구경할 수 있다. 1년에 0.4㎜씩 자라 2억5천만 년 동안 커온 종유석, 석순, 석주들의 기기묘묘한 모양을 감상하다보면 총 475m 길이의 성류굴이 순식간에 지나간다.
불영계곡의 협곡이 끝나면 이어지는 하천 너머로 시원한 대나무숲이 보일 즈음 MBC 드라마 ‘사랑한다 말해줘’ 촬영지로 알려진 근남면 내암마을의 안내판이 나온다. 다리를 건너 들어가면 마을 입구를 지키고 있는 천연기념물 제409호 행곡리의 처진소나무가 가장 먼저 수려한 외관으로 사람들의 이목을 끈다. 마을 입구에 있는 대나무숲 사이의 낭만적인 길에는 연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대나무로 세운 울타리나 호박넝쿨, 담쟁이를 늘어뜨린 하얀 나무대문 등 예쁘고 아담한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마을은 여행객들이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는 곳이다.
불영계곡의 하류에 자리한 내수면연구소인 민물고기전시관은 최초의 살아있는 민물고기 전시장으로 각종 토종 물고기와 어류의 생태를 살필 수 있어 어린이의 학습장소로 좋다. 왕피천에 사는 어종을 중심으로 전시공간을 늘려 생태테마파크의 성격을 강화한 민물고기 생태학습관을 새로 지어 9월 말에 오픈할 예정이다.
울진의 최남단에 위치한 후포항은 불영계곡이 있는 근남면에서 7번 국도를 타고 3~40분을 달려야 다다르는 곳이다. 후포항은 일출로도 유명하지만 대게잡이 배들이 가장 많아 매일 아침 열리는 위탁 판매장의 경매 규모도 큰 편. 물 좋은 대게를 비싸지 않게 먹으려면 위탁 판매장에서 품질 좋은 대게를 사가는 상인을 쫓아가서 구입한 후 근처 식당에서 삶아달라고 하자. 후포항에서 40분 정도 삼척 방향으로 올라가면 도착하는 죽변항은 드라마 ‘폭풍속으로’ 세트장으로 썼던 예쁜 집으로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