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와 문화를 만나는 조안-대성리 45번 국도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과 남종면에 걸쳐 있는 팔당호는 1973년 팔당댐이 완공되면서 만들어진 인공호수로, 북한강과 남한강이 합류되는 지점이다. 여기서 동북방향으로 올라가면 북한강, 남동방향으로 내려가면 남한강 물줄기와 만나는데, 강과 나란히 달리는 강변로들이 수도권에서 으뜸인 경관과 즐길거리를 갖추고 있어 드라이브 코스로 인기다. 가볍게 떠나 지친 마음을 강물에 버리고 오기 좋은, 재미와 즐거움 가득한 드라이브 코스이기 때문이다.

가족, 연인, 친구, 일행이 누구라도 알차고 유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코스다. 전망 좋은 위치에 잘 정비된 다산유적지와 수종사, 흥미진진한 체험시설이 가득한 남양주종합촬영소, 북한강이 발끝에 닿는 카페, 강변풍경도 작품이 되는 갤러리, 맛으로 정평이 난 식당까지 줄을 이으니 한두 곳만 들러도 길 떠난 보람을 느낄 수 있다.
여행의 시작은 건강식으로 차려진 시골밥상으로 든든히 배를 채우는 것으로 한다. 다산유적지 가는 길, 봉안대교 바로 밑에서 우회전하면 6번 국도가 4차선으로 신설되기 이전에 번호표를 들고 먹어야 했던 전통의 맛집 ‘시골밥상’이 있다. 15가지 내외의 나물과 보리밥으로 담백하게 차려 내는 상이 이른 아침에도 입에 순하게 넘어간다. 꾸준히 오르던 밥값이 지금은 1만원(1인분)이나 해서 소박한 나물밥상으로는 비싼 편이지만, 황토 초가의 정경도 멋스러운 집이니 한 번쯤 들러볼 만은 하다. 오전 9시부터 식사를 할 수 있다. 남양주시 조안면 능내2리 471-2.

☎ 031-576-8355.

운길산 수종사는 꽤 가파른 산비탈에 자리잡고 있지만 인근까지 자동차로 올라갈 수 있어 드라이브길에 부담없이 들를 수 있다. 물 떨어지는 소리가 종소리와 같다고 해서 ‘수종사’라는 이름이 붙여졌다는 유래처럼 서정적인 분위기도 좋지만, 선불장 앞마당에서 내려다보는 양수리 전경이 이 근방에서 최고이므로 꼭 들러보기를 권한다. 유학자 서거정이 ‘동방 사찰 중 최고 전망’이라 칭했다는 그 모습은 직접 봐야만 안다. 무료로 운영되는 찻집 ‘삼정헌’에 앉아 바라보는 통유리 밖 세상도 기가 막히게 아름답다. 남양주시 조안면 송촌리 1060번지.

가장 가까이서 가장 아름답게 북한강을 감상할 수 있는 레스토랑으로 10년 이상 단골들의 사랑을 받아온 ‘왈츠&닥터만’은 박물관과 콘서트가 함께 하는 문화공간으로 업그레이드되었다. 커피재배온실까지 갖춘 우리나라 최초의 커피박물관(입장료 5천원)에서는 커피의 역사와 문화를 배우고, 다양한 커피나무를 관찰하고, 직접 내린 향긋한 커피를 마실 수 있다. 매주 금요일 저녁에는 소규모 클래식 공연인 금요음악회가 열려 연주자 가까이서 음악을 느낄 수 있다. 입장료 2만원에 커피나 차, 쿠키가 제공된다. 남양주시 조안면 삼봉리 272.

 ☎ 031-576-0020

아시아 최대규모의 촬영 스튜디오인 남양주종합촬영소는 영화 속에서 보았던 장소를 세트장으로 다시 구경하고, 영화관련 영상체험을 하고, 무료영화를 보면서 하루 종일 놀아도 지루하지 않은 곳. 120만㎡의 넓은 부지에 9만㎡ 규모의 야외 세트장과 촬영 스튜디오 6동, 영상지원관과 영화문화관 등이 들어서 있고, 일부 시설은 입장료 이외의 요금을 별도로 받는다. 무료영화 상영시간을 확인하고 가면 좀더 효율적으로 관람할 수 있고,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남양주시 조안면 삼봉리 100.

☎ 031-579-0605.

양수리는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지점. 그 중에서도 두물머리 나루터는 물안개 피어오르는 새벽녘이면 커다란 카메라를 세워놓고 기다리는 사진작가들이 줄을 잇고, 결혼 시즌이면 웨딩 촬영에 나선 신랑신부들로 붐비고, 사계절 내내 영화, 광고, 드라마 촬영이 줄을 잇는 곳이다. 유명세가 커지고 사람이 몰릴수록 마을 인심은 각박해져 ‘제한’ ‘유료’ ‘금지’ 등의 단서가 늘어나지만 연꽃단지와 산책로가 조성되고, 혼탁하던 물이 정화되는 등의 장점도 많아졌다. 400년이 넘었다는 느티나무 아래 앉아 도심에서는 느낄 수 없는 한적함에 젖어드는 시간이 바로 두물머리가 이곳을 찾은 사람들에게 주는 선물이다.

투박하고 촌스러운 매력, 퇴촌~교평 코스 광주시 퇴촌면에서 시작하여 분원마을을 지나 양근대교로 달리는 코스는 강변을 따라 좁고 굴곡진 지방도가 이어지는 재미있는 길로, 6번 국도와 나란히 달리면서 붐비지 않는 것이 매력이다. 분원마을에 들어서면 수양버들 늘어진 호반과 팔당호 절경이 한눈에 잡히고, 귀여리부터 전수리까지 갈대숲과 단풍이 어우러져 투박하고 촌스럽지만 그래서 더욱 정겨운 풍경이 펼쳐진다.

가을 드라이브를 더욱 즐겁게 해주는 것은 다른 곳에서는 절대 같은 맛을 낼 수 없는 퇴촌의 밀면과 분원마을의 붕어찜이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을 실감하게 하는 식도락 여행을 즐겨보는 것이다. 밀면은 밀가루로 만든 냉면으로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특징이다. ‘밀면집’은 밀가루와 발효감자전분 등을 도자기 기법으로 치대 면을 뽑는다고 하는데 탄력 있는 면발과 시원한 국물맛이 일품이다. 3년 묵은 백김치와 고추, 마늘, 양파로 담근 피클세트는 마당 넓은 한옥과 함께 밀면집을 상징하는 대표선수. 백김치를 먹으러 오는 손님도 있을 정도라고 한다. 광주군 퇴촌면 도수리 678.

☎ 031-767-9280

분원리에 올망졸망 모여 있는 40여 개 붕어요리집들은 토박이 어민에게만 허용된 어로법에 따라 팔당호에서 그물로 잡아들인 토종붕어를 요리한다. 강촌매운탕은 1976년부터 붕어찜을 만들어온 이 마을의 원조로, 경기도가 선정한 경기문화유산(향토지적재산)에 등재돼 있다. 구수한 시래기를 깔고 어른 손바닥만 한 통통한 붕어를 올려놓은 뒤 갖은 양념을 얹고 푹 쪄내는데, 충청도에서 공수해온 시래기와 직접 말려 빻은 태양초로 담근 고추장, 전남 영광의 염전 것을 3년간 묵혀 간수를 뺀 소금 등이 같은 붕어로 다른 맛을 내는 비결이라고 한다. 광주시 남종면 분원리 91.

☎ 031-767-9055

바탕골예술관은 코스의 대미를 장식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2만8천여m²의 대지에 예술극장, 전시관, 도자기·금속공방 체험관 등을 고루 갖추고 있다. 두 달에 한 번꼴로 주제를 바꿔 소장품 위주로 기획 전시를 하고, 공방에서는 직접 작품을 만들 수 있어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에게 인기가 높다. 수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물레를 이용해 도자기 소품을 만들어볼 수 있고, 금속작업은 금요일과 토요일에 가능하다. 공예비용은 입장료와 별도로 내야 하고, 완성된 도자기는 한 달 뒤 찾아갈 수 있다. 월요일과 화요일은 휴관. 경기도 양평군 강하면 운심리 368-2.

☎ 031-774-07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