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그러운 전원의 안락감이 있는 곳 - 평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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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정취 가득한 평창┃
평창군의 평균 해발고도 700㎙는 사람의 바이오리듬이 가장 활성화하는 높이면서 각종 해충과 병균이 기를 펴지 못하는 지점이다. 한여름에도 공기에서 시원함이 묻어날 정도로 맑고 상쾌한 700㎙의 대기. 즐거움이 별처럼 쏟아지는 별을 밟으면 어떤 느낌을 받을까. 뾰족한 날개에 찔려 상처가 날까, 눈부신 빛이 흡수되어 온 몸이 반짝거릴까, 뜨거운 전율이 흐를까.
영동고속도로 장평IC를 빠져나와 횡성 방면 6번 국도를 타고 봉평으로 들어가면서 하게 된 생각이다. 국도변에 조성된 감자밭마다에 가득 피어난 감자꽃. 가장자리가 연보라색으로 물들어 있는 하얀 감자꽃은 별을 닮았다. 감자꽃이 이처럼 수려하게 여름 들판을 장식하는 장관은 새롭고 놀랍다. 별을 즈려밟고 달리는 기분은 행복하다.
별밭 곳곳에는 ‘Happy 700 평창’이라는 표어가 보인다. 700은 평창군의 평균 해발고도. 해발 700㎙는 사람의 바이오리듬이 가장 활성화하는 높이면서 각종 해충과 병균이 기를 펴지 못하는 지점이기도 해 사람 살기가 가장 행복한 곳이라고 한다.
그동안 평창은 메밀꽃의 고장으로 널리 알려져 메밀꽃 흐드러지는 늦여름~초가을에 가장 많은 여행객들이 몰려들었다. 하지만 메밀꽃을 감상하기 위해 평창을 찾는 것은 그저 평창의 얼굴만을 잠시 마주하는 것일 뿐 즐거움이 별처럼 쏟아지는 해피 700의 내면은 만날 수 없는 여행이 된다.
평창의 진짜 매력은 잇달아 솟은 오대산, 황병산, 발왕산, 계방산의 깊은 계곡에서 자연의 싱그러움과 전원의 안락함을 만끽하는 것이다. 가슴속까지 서늘해지는 초록빛 여름과의 조우가 바로 평창 100배 즐기기의 비결인 셈이다.
┃한여름의 더위를 날려주는 명소┃
'행복한 여름’을 위한 대표적인 명소는 흥정계곡과 금당계곡이다. 10만여 평을 수놓는 하얀 메밀꽃 바다는 가을을 위해 예약해 두고, 이효석문화마을을 지나 오던 방향으로 6번 국도를 타고 2.9km 더 달리면 무이교 앞에서 흥정계곡으로 들어가는 삼거리가 나온다. 삼거리에서 우회전을 하면 바로 계곡이다.
무이교에서 곧은골까지 이어진 5km의 흥정계곡은 사계절 옥수가 흐르는 청정지역으로, 비 오는 날 물안개 낀 계곡의 정취가 특히 빼어나다. 흥정산 줄기에서 뻗어 내린 흥정천은 한여름에도 영상 15℃를 넘지 않아 서늘한 기온이 감돈다. 1급수에만 사는 열목어와 산천어가 사는 계곡 초입에서 2.5km 떨어진 곳에는 울창한 수풀과 어우러진 흥정폭포와 구유소가 자리잡고 있다.
계곡 초입에서 3km 정도 올라가면 허브나라 관광농원이 나온다. 흥정천을 발아래 두고 골짜기 야트막한 터에 100여 가지의 허브를 테마별로 가꿔놓은 허브나라는 아로마테라피를 즐기며 쉬다 가기에 좋은 곳. 허브 정원을 중심으로 허브 레스토랑, 허브 기념품점, 유럽풍 목조건물의 숙박동 등이 동화의 나라처럼 옹기종기 어여쁘게 모여 있다.
문의 : 033-335-2902.
허브나라로 들어가는 발걸음을 더욱 즐겁게 만드는 것은 길가의 밭에서 자라고 있는 다양한 허브식물들이다.
흥정계곡 주변에는 멋진 펜션들이 줄지어 서 있다. 그 중에서도 국내 펜션 1호로 꼽히는 에델바이스 펜션의 운치가 돋보인다. 흥정산 수리봉을 등에 업고, 흥정계곡 물줄기를 품에 안은 하얀 목조건물은 세상 부러울 것 하나 없는 별장이 되어준다.
문의: 033-336-3598.
흥정계곡에서 시작된 흥정천이 몇 개의 마을을 지나며 남쪽으로 흐르고 흘러 이르는 계곡이 금당계곡이다. 금당산(1천173m)과 거문산(1천145m)이 에워싼 깊은 골짜기에 폭과 깊이를 달리하며 급류를 만드는 계곡이 25km나 이어지고, 까마득한 아래쪽의 휘어진 물길을 따라가는 424번 지방도는 나그네를 그대로 녹음 속에 파묻어 버린다.
장평교부터 대화면 개수리까지 계속되는 15㎞ 비포장도로를 걸으며 원시의 자연을 호흡하는 트레킹 코스로도 좋고, 물소리만 들어도 벌벌 떨 정도로 시원하다는 12개수(계곡물이 12마을을 돌아 흐른다고 해서 그렇게 부른다)에서 족탁과 야영을 즐겨도 좋지만, 금당계곡의 백미는 그 무엇보다 래프팅이다. 기암이 솟은 비경을 감상하며 2시간 동안 8km의 물살을 가르다 보면 한여름 더위는 어느새 저 멀리 달아나 버린다.
흠이라면 금당계곡의 수량이 풍부하지 않아 가뭄이 계속되는 시기에는 래프팅을 할 수가 없다는 점. 대신 그런 시기에는 ‘물 반 고기 반’이라는 포인트에서 씨알 굵은 모래무지나 갈겨니 등을 낚을 수 있다.
문의 : 금당계곡레저개발 033-332-5533.
┃가장 비옥한 땅, 야생화와 희귀식물의 보고┃
노란 꽃이 화사한 원추리, 화장 안한 촌색시를 닮은 망초, 보라색 꽃잎이 우아한 큰꼬리풀…. 평창의 땅이라면 어느 곳에라도 지천으로 피어 있는 것이 야생화다. 흥정계곡과 금당계곡 곳곳에서 보기 드문, 혹은 이름 모를 야생화를 발견하고 탄성을 올렸다면 본격적인 야생화 탐방에 나서보는 것도 좋다. 야생화와 희귀식물의 보고는 역시 오대산. 장평에서 영동고속도로와 나란히 달리는 31번, 6번 국도를 타고 진부 삼거리에서 주문진 방면으로 길을 잡으면 정겹게 뻗은 월정사 진입로를 만나게 된다.
백두대간의 허리이며 한강의 발원지인 오대산은 토질이 비옥하여 국내 제일의 천연 산림지대를 이루고 있으며, 이 때문에 서식하는 동식물도 다양하다. 보물을 소장한 고찰 월정사와 상원사, 중대사가 오대산의 품 안에 안겨 있고, 월정사 입구부터 울창한 전나무숲이 범상치 않은 산세를 가늠하게 한다.
월정사로 들어가는 길목에는 오대산 국립공원 일대에서 자생하는 식물들을 집대성한 ‘한국자생식물원'이 있다. 3만3천여 평의 널찍한 산자락에 1천300여 종의 토종식물이 자라는 국내 최대의 토종 야생화식물원인 이곳은 실내전시장, 주재원, 재배단지, 생태식물원 등으로 구성되어 있고, 실내전시장에서 화분과 기념품, 관련서적을 살 수도 있다. 맑은 내가 흐르는 나무그늘 아래서 자연학습을 할 수 있어 좋고, 입장료 3천 원을 내면 집에서 키우기 쉬운 꽃씨를 주는 정성도 흐뭇하다.
문의:033-332-7069
계곡과 산, 식물원과 농원을 두루 돌고도 아쉬움이 남는다면 삼양대관령목장으로 차를 돌리자. 진부 삼거리에서 국도처럼 잘 닦인 강릉 방면 456번 지방도를 타고 용평리조트가 있는 횡계로 들어간 뒤 횡계 로터리(오거리)에서 좌회전, 다리를 건너 횡계초등학교를 지나 8km 정도 직진하면 목장 입구다.
오대산국립공원의 동쪽과 맞닿아 있는 소황병산(1천430m)에서 대관령에 이르는 600만 평 산지에 한국에서 가장 넓고 높은(해발 850∼1천470m) 젖소의 왕국으로 선보인 대관령목장은 국내 낙농업의 불황으로 3천 두였던 젖소를 700두만 남긴 채 삼양식품에서 (주)해피그린으로 주인이 바뀌어 새로운 레저타운으로 변신 중이다.
편의시설 신축공사가 한창이라 어수선한 면이 있지만, 끝이 보이지 않는 드넓은 초원에서 한가롭게 풀을 뜯는 젖소들의 모습은 국내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이국적인 풍경이다. 이곳은 자동차로 올라갈 수 있는 가장 높은 초원이기도 하다.
길 전체가 비포장이므로 4WD를 타고 오르는 재미가 색다르고, 맑은 날에는 전망대에서 동해안지역과 목장 전경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삼양식품 직원주택이던 아파트를 민박으로 이용할 수 있고, 승용차로는 갈 수 없는 오프로드 코스를 위해 대여용 오토카가 준비되어 있다.
문의: 033-336-08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