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시사철 바다의 낭만을 전해주는 영종도
바닷물이 빠지고 갯벌이 제 모습을 나타냈을 때 비로소 진정한 아름다움이 드러내는 영종도. 문득 바다가 보고싶을 때나 싱싱한 회를 맛보고 싶을 때, 마음만 먹으면 고속도로를 타고 쉽게 다녀올 수 있는 곳이다. 갈매기 끼룩끼룩 인천국제공항이 들어서기 전에는 영종도, 삼목도, 용유도의 세 섬이 떨어져 있었지만 현재는 연육로가 생겨 하나의 섬이 된 셈이다. 백운산이 버티고 서서 인천국제공항을 내려다보는 영종도에 들어서면 연육로를 따라 용유도로 들어갈 수 있다.
농로를 따라 포장한 아스팔트길은 드라이브하기에 좋고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풍경은 수채화처럼 아름답다. 푸른 숲과 널따란 논밭이 있는가 하면 멀리 언뜻언뜻 바다가 보이기도 한다.
면적 13.9㎢의 용유도는 용유해수욕장, 을왕리해수욕장, 영산유원지 등 곳곳에 아름다운 절경과 볼거리가 산재해 있어 1986년 국민관광지로 지정된 곳이다. 그리고 2001년에는 인천국제공항의 개항과 더불어 국내 최초의 해상관광호텔이 들어서 해상종합관광지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용유해수욕장은 물이 빠져 드러난 바위에 자연산 굴이 붙어있어 아이들과 나들이 온 가족들에게는 생생한 자연체험을 할 수 있는 곳으로 굴을 잡기 위해 옹기종기 모여있는 가족들은 직접 딴 굴을 맛보기도 한다. 용유도의 또 다른 관광지 을왕리해수욕장은 여름뿐만 아니라 사시사철 바다의 낭만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반원형의 백사장을 둘러싼 울창한 송림이 멋을 더하며 가족 또는 연인과 오후 한 때 백사장을 거닐어 보는 것도 오붓한 즐거움이다. 해수욕장 주변은 이미 새로운 관광지로 각광을 받고 있기 때문인지 횟집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서해 바다와 방대한 갯벌로 풍요를 누리는 영종도┃
인천국제공항이 건설되어 새로운 모습을 갖춘 영종도지만 바다와 갯벌이 생명의 젖줄 삼아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꽃게를 수확하기 위한 준비로 한참 바쁜 3월, 물이 빠지기 전 새벽 6시경에 나가 다음 날 오전 11시쯤에야 돌아온다는 고기잡이배에서 출항을 앞두고 배를 점검하고 그물을 준비하는 등 어부들의 분주한 손놀림을 통해 삶의 냄새가 짙게 배어나온다.
영종도에서는 4월부터 본격적으로 꽃게잡이가 시작되는데 멀리 덕적도 너머까지 배가 나간다. 그러나 공항이 들어서면서부터 바다가 오염되어 어류와 게의 수확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는 현지 주민들의 걱정 소리도 심심찮게 들려온다. 6시간마다 물이 들어오고 빠지는 서해안을 둘러보면 바다와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또다른모습을 볼 수 있다. 물이 빠지길 기다렸다가 물이 빠진 후에 개펄로 나서는 사람들은 끝없이 펼쳐진 개펄에서 바지락과 동죽 등 갖가지 조개를 채취하여 내다 판다.
해가 뉘엿뉘엿 저물기 시작하면 다시 바닷물이 들어오기 시작하고 3∼4시간 정도 캐낸 조개를 그물망에 가득 담아 물길을 따라 돌아오는 사람들의 모습은 자체가 한 폭의 그림이다.
┃변화하는 섬, 희망의 섬┃
영종도 선착장을 나오면 바로 만나게 되는 어시장은 갖가지 싱싱한 횟감을 구입할 수 있어 현지인은 물론 외지인들도 즐겨 찾는 곳이다. 아침 8시부터 10시까지 문을 여는 이곳은 평일에도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데 광어와 놀래미 등 자연산 활어를 찾는 사람들이 대다수다.
오랜 세월 바다와 함께 해온 섬 사람들, 신공항 건설로 이곳에 새롭게 삶의 터전을 일군 사람들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영종도는 섬의 정취를 간직한 채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하고 있다. 영종도를 '희망의 섬'으로 가꾸기 위한 발걸음으로 분주한 지역민들은 오늘도 희망을 현실로 이루기위해 활기찬 하루를 이어가고 있다.
┃자연과 함께 하는 먹거리┃
바로 이 맛이야 ∼ 조개구이 & 숭어회 - 음식은 맛도 중요하지만 먹는 분위기가 맛을 결정하기도 한다. 바다를 바라보면서 먹는 영종도의 먹거리들은 다른 어느 곳보다 감칠맛을 느끼기에 제격이다. 특히 조개구이와 숭어회는 영종도의 별미.
숭어에는 타우린, 글리신, 히스티딘이 많고 아미노산 조성도 좋아 생선회로는 일품이며 영종도의 자연산 숭어는 양식 숭어보다 더 쫄깃쫄깃해 맛이 그만이다.
영종도의 갯벌을 바라보면서 맛볼 수 있는 조개구이집도 주말마다 사람들로 붐빈다. 바닷가 주변에는 군데군데 주말에만 운영하는 포장마차가 늘어서 있는데, 이곳에서는 키조개, 가리비, 돌조개 등 갖가지 조개들을 맛볼 수 있다. 숯불에 자글자글 익혀진 조개에 소주 한 잔 곁들이면 금상첨화이다.
┃주변의 볼거리┃
서해의 알프스 ‘무의도’ - 안개가 많이 낀 날 어부들이 이 섬을 지나다가 아름다운 무희의 춤사위처럼 보인다고 하여 이름 붙여진 무의도는 그 모양이 아름답고 주변 경관이 멋있어 서해의 알프스라고 불린다.
대무의와 소무의를 합쳐 300만평의 크기의 아담한 섬으로 하나개 해수욕장과 큰무리 해수욕장이 있어 여름에도 좋지만 물이 빠진 갯벌을 조금만 파면 바지락, 동죽 조개 등이 지천이어서 봄에도 연인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나눌 수 있는 곳이다.
특히 무의도는 등산을 즐길 수 있는 섬으로 호룡곡산 정상을 지나 국사봉으로 향하는 시간은 두어 시간 남짓이라서 가족들과 등반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정상에서는 이웃 섬들을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인천국제공항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