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덕유산 - 용추계곡 - 농월정]
고풍스런 정자와 곳곳에 펼쳐진 너럭바위
산과 계곡, 폭포가 있어서 가슴 속까지 시원해지는 특별한 여름 여행을 떠나보자. 푸른 삼림이 맑은 공기를 토해내고, 쏴∼아 폭포수가 마음 깊숙한 곳의 티끌까지 씻어주는 곳에서 폭포수에 발 담그고 '청산에 살으리랏다'를 읊조린 덕유산과 용추계곡, 그리고 농월정이 자리한 경남 함양은 맑은 계곡과 울창한 원시림을 좋아하는 사람들, 그리고 몇 시간의 등산을 즐기고 싶은 사람들에게 더없이 좋은 곳이다.
위로는 덕유산이, 아래로는 지리산이 걸쳐 있어 가는 곳 마다 푸른 산과 아름다운 계곡이 펼쳐진 이곳은 발길을 멈추는 그곳이 곧 풍경이요, 시선이 머무는 곳마다 절경이다. 여기에 농월정과 동호정, 거연정 등 계곡을 끼고 곳곳에 고풍스런 정자가 자리하고 있고 거대한 너럭바위들이 끊어질 듯 끊어질 듯 계곡을 이어가고 있다.
대전-통영간 고속도로를 타고 오다 서상 나들목에서 내려 안의 쪽으로 가다보면 오른쪽으로 화림동계곡이 자리잡고 있다. 화림동계곡은 해발 1,508m의 남덕유산에서 발원한 금천(남강의 상류)이 서상-서하를 흘러내리면서 냇가에 기이한 바위와 담·소를 만들고 거연정과 동호정을 거쳐 농월정에 이르러서는 반석위로 흐르는 옥류와 소나무가 어우러져 무릉도원을 이루고 있는 곳으로 장장 60리에 이른다.
농월정(弄月亭)은 수많은 반석들로 가득차 있는데, 끝없이 펼쳐진 너럭바위 위를 쉴 새 없이 흐르는 투명한 물을 보노라면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농월정 정자는 임진왜란 때 의병을 일으켜 진주대첩시 장렬히 전사한 이 고장 출신 지족당 박명부 선생을 기리기 위해 후세 사람들이 지은 정자다. 달을 희롱한다는 이름 그대로 주위 경관이 빼어나 휴가철이면 많은 이들이 찾고 있다.
농월정에서 26번 국도를 타고 거창 방면으로 향하다 보면 ‘용추계곡’을 가리키는 이정표가 눈에 띈다. 함양군 안의면 상원리의 ‘용추계곡’은 우리나라에 산재한 수많은 용추 중에서도 손꼽히는 자연 경관을 자랑한다. 계곡 입구에 들어서면 수수하고 고풍스런 정자 심원정이 제일 먼저 우리를 맞는데 이곳에서 도로를 따라 3km 가량 더 들어가면 넓은 주차장 뒤로 장수사 일주문이 외롭게 솟아있다. 사찰의 흔적을 찾아 장수사를 중건한 용추사에 들르면 절 바로 앞에서 우뢰와 같은 소리에 깜짝 놀라게 된다. 바로 용추폭포다.
옛 시인이 ‘비류직하십여장(飛流直下十餘丈)’이라고 표현했듯이, 10m가 넘는 높이에서 기암절벽을 뒤흔들 듯 내리꽂히는 물줄기가 신비스럽고도 장엄하다. 폭포수에 발을 담그고 이름모를 샛소리에 귀기울이면 신선이 되어 노니는 듯한 황홀경에 사로잡힌다. 폭포 아래로는 용이 살았다는 전설이 어린 제법 큰 못인 용호가 입을 벌리고 있다.
용추폭포에서 약 30분을 걸어 올라가면 상사평 마을이 나오는데 이곳에서 백숙과 메기매운탕 등 용추계곡의 맛갈난 음식들을 맛 볼 수 있다. 용추계곡 끝에는 아담하고 멋스럽게 꾸며진 산막들과 넓은 주차장 그리고 물놀이장과 전망대 등의 휴양시설을 갖추고 있는 용추자연휴양림이 있어 여름철 가족 여행객들이 많이 찾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