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살아 숨쉬는 갯벌을 밟다.

무안군의 서북쪽 해안선을 따라 모여 있는 톱머리, 조금나루, 홀통, 도리포 등의 유원지와 해제반도는 번잡하지 않게 물놀이와 해양스포츠, 낚시를 즐기고 싱싱한 해산물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톱머리는 조수간만의 차가 커 간조 때는 끝없이 넓은 백사장이 펼쳐지고, 돔, 숭어 등 어족이 풍부해 낚시꾼들에게 인기가 높다.

또 풍광이 일품인 무안 컨트리클럽이 가까이 있어 연계하기도 편하다. 규사질이 풍부해 모래찜질하기에 좋은 조금나루는 50년생 소나무숲이 맑고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준다. 무안의 해안 유원지 중 가장 개발이 잘된 홀통은 울창한 해송과 긴 백사장, 드넓은 갯벌의 조화가 멋지고, 구불구불한 해안선을 황금색으로 물들이며 서해바다로 잠겨드는 낙조가 자랑이다. 홀통은 또한 바다낚시로도 유명하고, 전국 단위 윈드서핑 대회가 열리는 곳으로 모터보트, 윈드서핑 등 해양스포츠를 즐기기에도 적당하다.

14세기 강진청자가 발굴되어 학계의 관심을 모았던 해제반도는 폭 400m의 현경면 송정리 땅으로 육지와 연결된다. 24번 국도를 타고 들어가면 길 오른편에는 함평만, 왼편으로는 신안 앞바다가 펼쳐지고, 꼬불꼬불한 해안선을 따라 바위절경과 해수욕장이 이어진다.

해제반도에서는 월두포구, 가입리해변, 닭머리해안, 오리목, 창매리 등의 경치가 좋고, 월두포구의 월출과 도리포의 일출·일몰이 특히 멋지다. 함평만 건너로 영광군과 함평군 땅이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보이는 도리포는 바다낚시의 명소이며 생생한 갯벌체험장이기도 하다. 썰물이 되어 물이 빠지면 그 모습을 드러내는 갯벌은 생물의 보고이자 생태계를 정화하는 자연의 콩팥. 갯지렁이부터 소라, 고동, 다슬기, 여러 종류의 게, 맛 등이 갯벌이나 바위틈에서 지천으로 우글거리고 호미 같은 도구가 있으면 자연산 세발낙지도 잡을 수 있다.

내륙의 명소로는 승달산과 백로 왜가리 번식지를 꼽을 수 있다. 승달산(해발 318m)은 그리 높지는 않지만 남도의 바닷가에 자리잡고 있어서 해발고도에 비해 뛰어난 조망을 즐길 수 있고, 토양이나 기후조건이 야생난에 적합해 난 자생지로도 이름난 곳이다. 중국 원나라 원명스님이 제자 500명과 함께 수행하던 중 득도했다고 하여 승달산이란 이름이 붙었고, 호남의 4패 명혈 중 제1의 혈처를 안았다는 기록이 있어 눈길을 끈다.

용월리 상동마을은 백로와 왜가리의 안식처로, 해마다 3~4월이면 동남아지역에서 월동한 백로와 왜가리가 이곳으로 찾아와 집단을 이루어 번식하고 10월이면 월동지역으로 돌아간다. 마을 앞산인 청용산에 모여든 백로 왜가리 4천여 수는 산 아래의 연방죽과 인근 용연저수지의 인공섬을 오가며 동양화 같은 풍경을 자아낸다. 정갈하고 정감있게 정비된 상동마을은 철새가 떠난 뒤에도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만큼 아름다운 마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