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륙의 명소 팔영산과 천등산, 유자공원

팔영산은 높이 608미터로 전남지역에서는 보기 드물게 스릴 넘치는 산행을 즐길 수 있는 산이다.
산세가 험준하고 변화무쌍한 암릉이지만 위험한 곳에는 철계단과 쇠줄이 설치되어 있어 전문장비가 없어도 산행을 할 수 있고, 곳곳에 우회로가 나있어 초보자들도 조심스럽게 도전해볼 만하다. 정상에 오르면 저멀리 대마도까지 볼 수 있는 등 눈앞에 펼쳐지는 다도해의 절경이 일품이다.

팔영산의 동쪽 계곡에는 참나무류가 주를 이루는 휴양림이 있고, 북쪽 끝자락에는 신라 아도화상이 창건했다는 능가사가 있다. 굴참나무, 갈참나무, 고로쇠나무가 무성한 팔영산 휴양림에는 고라니, 산토끼 등 다양한 동식물이 서식하고, 숲속의 집, 평행봉 등의 휴양시설과 운동기구가 준비되어 있다.

40여 개의 암자를 거느린 대사찰이었다가 정유재란 때 왜군에 의해 불에 탄 것을 최근에 복원했다고 전해지는 능가사는 역사의 많은 부분에 신빙성이 없어 사료적인 가치는 떨어지지만, 산중턱이 아닌 마을 언저리에 자리잡은 위치와 호수까지 갖춘 드넓은 앞마당이 가벼운 산책 코스로 이용하기에 좋다.

천등산은 높이 553m로 올라가 보아야 그 진가를 알 수 있다. 아래에서 보면 하나의 커다란 바위산으로 뭉뚱그려 보이지만 올라가 보면 암릉들이 세밀하게 흩어지고 갈라져, 새로운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정상은 바다 조망이 좋고, 바로 밑 금탑사가 내려다보이는 곳에는 바둑판 모양의 너럭바위 신선대가 있으며, 중턱에는 철쭉공원이 조성되어 봄이면 가족단위 관광객이 많이 찾는다.

동쪽 산허리에는 신라시대의 원효대사가 창건했다는 금탑사를 중심으로 비자나무숲이 형성되어 있다. 능가사와 마찬가지로 정유재란 때 불에 타 1층 석탑만 남은 채 파란만장한 고행을 겪었다는 금탑사는 비자나무숲에 둘러싸인 평화로운 정경 속에서 이미 꽃망울이 벌어진 동백나무와 함께 따사로운 봄을 맞이하고 있다.

지난 2001년 유자 주산지인 풍양면 한동리의 난지 과수시험장 주변에 3만평 규모로 조성된 유자공원은 유자나무가 숲을 이루는 고흥의 특별한 명소다. 중국 양자강 상류와 인도 티벳이 원산지인 유자는 신라시대에 우리나라에 처음 들어왔고, 고흥에서는 1962년 정부 지원으로 유자단지를 조성한 이래 1995년에는 재배면적이 1천500헥타르까지 늘어났으나 홍보부족과 수급 불균형으로 가격이 하락하여 지금은 420헥타르 정도만 재배하고 있다.
난지 과수시험장과 유자공원은 유자의 재배기술을 높이고 소비를 늘리려는 목적으로 마련된 시설이다.

아직은 푸른 나뭇잎만 무성하지만 늦가을이면 매혹적인 유자 향기를 만끽하면서 공원을 산책할 수 있다. 공원 맞은편에는 특산품 전시판매장이 마련되어 고흥 유자의 역사와 약리 효과 등에 관한 자료를 살펴보고 제품화된 유자차를 사갈 수 있다. 또한 매년 10월 말~11월 초에는 이 곳에서 군민의 날 행사와 함께 유자 축제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