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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 캠핑할 만한 나라 조회수 6688 
작성자 관리자(admin) 2010-03-12

아침 저녁의 기온 차가 10도 이상 뚝 떨어지고, 하늘색의 깊이가 하루가 다르게 깊어지는 모습을 보니, 이젠 정말 가을인가 봅니다.
캠핑을 시작하고부터 더욱 가을이 오는 것이 반갑습니다. 아마도 이른 아침부터 삼겹살 굽는 냄새가 가득 차는 한여름의 계곡 풍경이 달갑지 않아서였겠지요. 이번 여름은 그 어느 때보다 천천히 흘러가는 듯 했습니다. 매 주말 올해처럼 어디를 가야할 지 고민해 본 적이 없는 듯합니다. 그 어느 곳도 마음 편히 타프 한 장 펼칠 공간이 없었거든요. 겨우겨우 자리를 하나 차지했다고 해도 마음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옆 텐트의 숨소리가 생생히 들릴 정도로 다닥다닥 붙은 캠프장에서는 심심치 않게 고성도 오갑니다. 정말 휴식을 위해 우리는 이곳에 있는 것일까? 의문마저 들게 만들더군요.
가을의 길목에서 ‘2009 여름 캠프장 대란’이라 불러도 좋을 정도로 떠들썩하게 지나간 여름을 반추하며 잠시 생각해 봅니다. 대체 왜 이런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요?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두 명이 먹던 밥상에 갑자기 열 명이 달려들어 끼니를 때우려 했으니…, 더 큰 사건이 일어나지 않은 것이 이상할 정도였어요. 결론은 절대적인 캠프장 부족 현상이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단지 겉으로 드러난 이유에 불과합니다. 곰곰이 따져보니 휴가철에 공급이 부족한 것이 단지 캠프장뿐 아니라는 데 생각이 미칩니다. 호텔이며 콘도, 펜션 역시 사정을 비슷하지만 이러한 혼란은 발생하지 않습니다. 한정된 숫자만큼 예약을 받고나면 더 이상 문제가 일어날 여지가 없으니까 당연한 일이겠지요.
그렇다면 올 여름에 벌어진 소란의 진원지는 단지 사이트 구획의 문제였을까요? 금을 그어 사이트를 만들고 번호를 매달아서 철저하게 예약제로 운영한다면 전혀 일어날 이유가 없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우리나라에서는 사설 캠프장의 경우 이러한 시스템을 갖춘 곳이 거의 없습니다. 물론 몰라서도, 하기 힘들어서도 아닙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수지 타산이 맞지 않으니까.
얼마 전 우연한 기회에 야산을 캠프장으로 조성하려는 한 사람을 만났습니다. 어림잡아 텐트 100동 규모로 계산하고, 1박 당 2만 원 기준으로 주말 이틀을 가득 채우는 기준으로 계산해 보았더니 공사비를 10억으로 계산했을 때, 1년에 1억9000여만 원씩 꼬박 5년은 지나야 공사비를 충당한다는 결론에 도달하더군요. 물론 운영에 들어가는 모든 비용은 계산에 넣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그의 반응이 어땠을지 여러분들은 혹시 상상하시겠어요?
그렇습니다. 캠프장 조성과 운영은 이렇게 계산기를 두드려서 해결될 문제가 아닙니다. 아름다운 자연을 즐기는 가장 좋은 방법을 오토캠핑이라고 정의한다면 캠프장의 주인은 그 자연 모두의 주인장입니다. 그렇다면 그곳을 방문하는 캠퍼들은 그 자연을 함께 나누는 친구가 되어야 하겠지요. 아름다운 자연과 좋은 사람들, 이 두 가지를 모두 누릴 수 있는 소중한 기회는 캠프장 주인들만의 특권이 아닐까요?
반대로 생각해 보면 캠퍼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펜션, 콘도, 호텔 요금과 캠프장 이용료를 단순하게 비교하는 것은 캠프장 주인이 계산기를 두드리며 요금을 책정하는 것과 다를 바 없지 않습니다. 그저 두 평 남짓한 땅에 대한 비용이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그 앞에 펼쳐진 자연을 고스란히 누리는 특권이 함께 포함된 가격이라고 생각하면 조금 더 여유가 생깁니다.


물론 말로 하니까 쉬워 보일런지로 모르겠습니다. 막상 내 땅을 가지고 캠프장을 운영하고 있고, 또는 입장을 바꾸어 얼토당토않은 시설에서 스트레스 받으며 캠핑을 하고나면 마음이 바뀔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휴식이 목적인 오토캠프장에 대한 썩 달갑지 않은 소식을 들으며 아팠던 마음을 달래려 이런 저런 생각을 해보았을 뿐입니다.
그런데 얼마 전 재미있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지난 번 캠프장 개발을 문의하였던 그 사람에게서 다시 연락이 온 겁니다. 사실 제가 캠프장 보다는 야산을 개발하여 전원 주택지로 나누어 파는 것이 훨씬 이익이라고 이야기했거든요. 그런데 다시 연락한 그 분은 제게 이렇게 이야기하더군요. “저도 대 자연의 주인이 되어 볼랍니다”라구요. 아마도 이런 분들이 앞으로 많이 많이 생겨나지 않을까요?


2009년 9월
Editor of Chief 홍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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