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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 시간을 천천히 누리는 방법 조회수 5594 
작성자 관리자(admin) 2010-03-12

바쁜 일상에 잠시 생긴 1박 2일의 짬을 메우기 위해 한달음에 달려간 곳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좋은 시설을 갖추어 놓았다는 가평의 한 캠프장이었다. 갑작스러운 여행이었기에 겨

우 잡은 자리가 평소 ‘그늘 한 점 없이 열악한 이런 곳에 누가 텐트를 칠까?’라는 의구

심을 품었던 바로 그 곳.
그저 하루 종일 ‘새로 고침’ 하며 얻어낸 귀한 사이트라는 것 이외에는 별 생각이 없었

는데, 막상 이곳은 사이트 개수도 많고 초보 캠퍼들이 선호하는 데크도 마련해 놓아 일반

야영객의 방문이 잦은 장소였던 것이다.
2009년 6월 어느 주말의 캠프장이었음에도 여전히 이곳에는 1980년대의 향수가 가득하다.

P나 K로 시작하는 스포츠 브랜드의 텐트는 물론 한번 누르면 모든 것이 끝난다는 광고 문

구의 자동 텐트에 더위를 이기는 검은색 위장막까지 등장했다. 너무 오랫동안 크고 화려

한 장비로 세팅한 구성만 보다가 갑작스럽게 만난 일반 야영의 풍경이 처음에는 낯설기만

했다.
그러다가 오후쯤 되었을까, 하얀색 승용차 한 대가 옆 사이트에 멈춰서고 젊은 부부가 차

에서 내렸다. 그들의 짐은 더도 덜도 말고 텐트 하나, 아이스박스 하나. 무심코 내 시선

은 낡디낡은 텐트 가방에 꽂혔다. 한 10년은 창고에 처박아 두었는지, 로고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색이 바래 있었던 것이다. 과연 이 텐트에서 이들은 잠을 잘 수 있을까? 나

의 관찰이 시작된 이유였다.
의욕적으로 타프 위에 텐트를 펼친 두 사람은 폴을 조립한 후 한참 동안 움직임이 없었다

. 다음 단계에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지 결정하지 못한 모양이다. 폴을 이리 저리 살핀지

10분쯤 지났을까, 구멍을 찾아 끼우기 시작했지만 폴과 텐트는 뒤엉키기만 할 뿐 일어설

기미가 없다. 남자는 담배를 한 대, 두 대 그리고 세 대…, 여자는 음료수를 한 모금, 두

모금 그리고 세 모금…. 네 개의 폴을 ‘X'자로 두 번 교차하면 완성되는 텐트였음에도

두 사람의 고민은 1시간이 지나도록 끝날 줄 모른다.
보다 못해 도와줘야겠다고 일어서려는 순간, 여자의 목소리가 발목을 잡았다.
“우리 둘이니까 잘해낼 수 있을 거야. 다시 한 번 해보자.”
막히는 도로를 달려와 더위에 지치고 배고픔에 짜증날 만하다 싶었는데, 슬쩍 훔쳐본 그

들의 표정에는 피곤한 기색도, 짜증난 표정도 없다. 그렇게 다시 시작한 그들의 도전은

30분이 더 지난 후에야 끝이 났고, 한바탕 전쟁을 치른 그들은 테크 위에 누워 함께 별을

올려다보았다.

 

 

흔히 우리는 오토캠핑을 ‘자연과 만나는 레저’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내가 경험한 오

토캠핑은 내 안 깊은 속에 자리 잡은 나 자신을 천천히 불러내는 과정이자, 누군가와 내

가 서로를 천천히 알아가는 시간들이다. 그리고 오토캠핑이, 아니 캠핑이 소중한 것은 시

간을 천천히 누리는 법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2009년 7월
Editor in Chief 홍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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