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수산 - 용담폭포 - 능강계곡]

한여름에도 얼음이 어는 신비의 계곡

조선왕조 개국공신 정도전을 비롯하여 퇴계 이황, 토정 이지함 등이 쉬어갔던 곳으로 유명한 유서 깊은 고장 단양. 단양팔경이라는 말로 대표되는 이곳의 절경은 소백산, 금수산, 도락산에서 태어난 물줄기와 기암괴석이 근간을 이룬다. 그 중에서도 금수산은 이름 그대로 비단에 수를 놓은 듯 아름다운 산세를 지니고 있다. 충북 단양군 적성면 상리의 월악산국립공원 최북단에 위치한 높이 1천여 미터의 금수산은 원래 백악산이라 불리던 것을 퇴계가 그 아름다움에 반해 금수산이라 고쳤다고 한다.

금성과 청풍, 수산 등 3개면에 걸쳐 있는 금수산은 기암괴석이 이뤄낸 깊은 골과 암벽이 곳곳에서 웅장한 모습을 선보인다. 산 정상부를 멀리서 바라보면 길게 누운 임산부의 모습을 하고 있어 기도를 하면 아들을 낳게 해준다는 전설도 전해진다. 청풍호를 끼고 있어 산 정상에 다다를수록 발 아래 시야가 시원스레 펼쳐지고 산 중턱에는 바위 틈에서 가뭄이나 장마에도 일정한 수량이 나오는 맛 좋은 물이 있어 산을 찾는 이들의 목을 적셔준다.

특히 이곳에는 4월 초순부터 8월초까지 얼음이 얼다가 처서가 지나면 얼음이 녹는 얼음골이 유명하다. 1시간 30분 거리의 얼음골로 가는 길은 ‘신비롭다’는 말이 딱 어울린다. 수석의 고장답게 계곡은 수석전시장으로 불릴 만큼 각종 바위 투성이다. 바닥이 투명하게 비치는 맑은 계곡수가 바위 사이를 헤집고 흐르며 폭포를 이루고 작은 소를 만든다. 계곡 중간쯤부터 길 주변으로 넝쿨나무를 칭칭 감은 나무들이 하늘을 가리고 계곡에는 푸른 이끼를 뒤집어쓴 바위들과 계곡을 가로질러 쓰러진 고목들이 원시적인 비경을 연출한다.

계곡을 따라 이어진 길은 평탄한 산책길로 수림이 울창하다. 얼음골 200여 미터 앞부터 계곡의 기암바위들이 잔돌로 바뀐다. 세찬 물줄기도 졸졸거린다. 마치 암반 발파작업 흔적처럼 잔돌이 흩어져 있는 얼음골은 곳곳에 얼음을 캔 흔적들이 남아있다. 돌구덩이를 무릎깊이 정도로 깊숙이 파면 얼음이 나타나는데 큰비가 온 직후에는 얼음을 찾기 어렵다고 한다. 초복에 얼음이 가장 많고 중복에는 돌틈에, 말복에는 돌들을 들쳐내야 캘 수 있는데 초복에 이 얼음을 먹으면 만병에 좋다고 하여 많은 피서객들이 모여든다.

금수산 남쪽 기슭 백운동에는 높이 30m의 용담폭포가 화강암 돔을 타고 시원스레 물줄기를 뿌리고 있다. 상탕과 중탕, 하탕 등 3탕으로 이뤄져 있는 것이 특이한데, 신룡이 나온 용담이라고 해서 이같은 이름이 붙었다. 용담폭포 왼편으로 나 있는 좁은 길을 올라가면 선녀탕의 맑은 물이 한여름의 무더위를 쫓는다.
얼음골에서 발원해 능강계곡을 흐르는 물길은 청솔로 우거진 숲 사이로 흐르며 많은 비경을 만들어 내니 곧 능강구곡이다. 능강구곡을 하류로부터 거슬러 올라가면서 꼽아보면 쌍벽담, 몽유담, 와룡폭, 관주폭, 춘주폭, 금병당, 연자탑, 탈당암, 취적대 등 아홉 골을 이루며 계곡의 왼쪽 능선에는 신라 문무왕 2년 의상대가가 창건한 정방사가 자리하고 있다.

단양팔경 중의 으뜸인 도담삼봉과 석문을 비롯하여 5억년의 신비를 간직한 온달·고수·천동·노동 등의 동굴들이 있고 소백산 북쪽 끝의 아름다운 계곡을 국민관광지로 조성한 다리안 국민관광지도 가족 단위의 피서객들이 많이 찾는다. 남한강의 맑고 푸른 물이 유유히 흐르는 강 한가운데 높이 6m의 늠름한 세 봉우리가 물위에 솟아있는 도담삼봉은 단양팔경의 으뜸이다.

최첨단 컴퓨터 프로그램 방식으로 노래를 부르면 음정에 따라 36가지의 다양한 모양으로 분수를 분출,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음악분수가 있어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분청자기, 녹자, 생활자기 등을 생산하고 있는 방곡리도예촌을 둘러보고 청풍명월의 맑은 물에서 잡아올린 송어회와 석회석 지대에서 재배되어 씨가 적고 당도가 높은 단양 어상천수박을 맛본다면 여행의 즐거움이 두 배로 커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