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양 5일장(1일, 6일)

알싸한 향기 가득한 전국 제일의 마늘장

전국 최고 품질을 자랑하는 단양마늘

피라미드를 쌓는 건설노동자에게 먹였던 자양강장제이자, 손기정, 서윤복 같은 마라톤 우승자들이 즐겨먹었던 영양제이자 우리의 창건신화에 등장했을 정도로 한국인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식품은 그렇다. 바로 마늘이다.

서구인들이 마늘의 효과는 인정하면서도 특유의 자극적인 냄새 때문에 약이나 건강식품으로 먹는다면, 우리나라의 경우 각 분야에서 세계 정상을 차지하고야 마는 독한 민족성이 마늘에서 나왔다고 할 정도로 거의 모든 음식에 마늘이 사용된다. 한식의 상징이자 세계인의 음식으로 도약한 김치의 맛과 저장성도 결국은 마늘, 고춧가루, 젓갈의 품질과 조합에 가장 크게 좌우된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마늘은 우리나라 전역에서 재배되었는데, 그 중 경북 의성, 충남 서산, 그리고 충북 단양마늘을 으뜸으로 쳤다. 이 가운데 단양마늘이 인정받는 이유는 물 빠짐이 좋은 석회암 지대 황토밭에서 재배되기 때문에 조직이 치밀하고 단단해 저장성이 우수하고 맛과 향이 타 지역보다 강하기 때문이다. 얼마 전에는 국문 ‘단양마늘’, 영문 ‘Danyang Garlic’란 이름으로 지리적 표시 제29호로 등록되기도 했을 정도로 그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단양마늘은 6월 중순 하지를 전후해 수확하는데, 이 시기에 단양마늘이라고 하며 파는 것들은 대부분 가짜이거나 일 년 묵은 것들일 확률이 높다. 단양마늘은 수확 후 재배농가에서 잘 말린 후, 매년 7월 중순 열리는 단양 마늘5일장 축제에서 비로소 첫선을 보이고 출하를 시작하기 때문이다.  

시장 초입부터 마늘향이 코끝을 찔러 

1일과 6일, 단양읍내 한복판 재래시장에서 열리는 5일장은 지방 소읍답게 사람 냄새가 나는 풍성한 시골장이지만 그렇다고 특별할 것도 없는 평범한 장이다. 하지만 마늘이 본격적으로 출하되는 7월부터 김장철인 11월 말까지는 사정이 달라진다. 전국에서 마늘을 사려는 소비자와 상인들이 모여들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관심이 많은 만큼 단양군과 각 여행사는 5일장과 연계한 관광 상품도 많이 선보여 관광버스에서 한 무리의 사람들이 내려 흥정하고 마늘을 구입하는 모습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장은 읍내 한복판에 긴 2열로 조성되었는데 윗줄은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시골장이고, 아랫줄이 마늘 상가가 모여 있는 마늘거리다. 윗줄로 먼저 들어섰다가 기대하는 마늘이 없어 당황해 길을 물어보는 이들도 적지 않다.

마늘거리는 근처에만 가도 알싸한 마늘 향이 코끝을 찔러 제대로 찾아왔음을 알게 해준다. 그도 그럴 것이 100m에 달하는 거리 양 쪽으로 모두 마늘가게 뿐인데 통풍을 좋게 하기 위해 3단으로 철제 프레임을 만들어 마늘을 걸어놓은 모습이 장관이다.
시장에서는 마늘 한 접(100개)를 새끼줄로 엮어 판매하는데 모두 대와 뿌리가 잘 살아있어 오래 보관해도 품질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이 단양마늘의 명성을 이어가는 힘 중 하나다.  마늘은 알이 굵을수록 비싼데 최상품이 한 접에 3만 원, 알이 작은 것이 2만 원 수준에 거래되어서 그리 싸다고는 할 수 없지만, 믿고 구입할 수 있고, 덤으로 시골장까지 구경할 수 있으니 남는 장사가 분명하다.

마늘을 구입했으면 다음은 맛을 볼 차례! 이를 위해서는 읍내의 아무 식당이나 들어가면 된다. 어느 음식점을 가도 기본으로 나오는 반찬 중에 최소한 2~3가지는 마늘이 들어간 것이다. 마늘을 간장에 절이거나, 고추장에 무친 것, 혹은 마늘쫑을 멸치와 볶거나 고추장에 무친 것들이 꼭 상에 올라간다.